
항호르몬제 복용 중 주의해야 할 점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산부인과에서 자궁내막이 두껍다는데 이것도 약 때문인가요?"
타목시펜을 몇 년째 드시는 분들이 검진을 받고 와서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유방암 약을 먹는데 왜 자궁을 신경 써야 하는지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나 졸라덱스를 쓰시는 분들은 자궁보다 골밀도 쪽 질문을 더 많이 하십니다.
이번 편은 항호르몬제를 먹거나 맞는 동안 꼭 알아야 할 안전신호입니다. 타목시펜을 드시는 분은 자궁내막을, 아로마타제 억제제나 졸라덱스를 쓰시는 분은 골밀도를 신경 써야 합니다. 대부분은 겁낼 일이 아니지만 놓치면 안 되는 신호가 분명히 있습니다.
왜 자궁을 신경 써야 하나요? (타목시펜)
1편에서 타목시펜은 장기마다 다르게 행동하는 약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유방에서는 에스트로겐을 막지만 자궁내막에서는 거꾸로 에스트로겐처럼 약하게 작용합니다.
자궁내막은 에스트로겐 자극을 받으면 두꺼워집니다. 그래서 타목시펜을 먹는 동안 내막이 두꺼워지거나, 내막에 용종이 생기거나, 드물게 자궁내막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얼마나 위험한가요?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ATLAS 연구 전체 참여자를 보면 타목시펜을 10년 먹은 그룹의 5~14년 사이 자궁내막암 누적 발생률은 3.1%로 5년에서 멈춘 그룹의 1.6%보다 높았습니다. 자궁내막암으로 인한 사망은 각각 0.4%와 0.2%였습니다.
위험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여성에게는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같은 연구에서 호르몬수용체 양성 환자의 10년 복용군은 유방암 재발과 사망이 더 적었습니다. 그래서 자궁 위험이 있다고 해서 타목시펜을 피하기보다 위험 신호를 알고 관리하는 쪽을 택합니다.
이 위험은 주로 폐경 후 여성에게 해당합니다. 미국산부인과학회는 폐경 전 여성에서는 위험이 의미 있게 늘지 않았다고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대규모 연구에서는 폐경 전 복용자도 자궁내막암 위험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니 폐경 전이라도 이상 출혈은 꼭 확인하세요.
정기적으로 초음파를 봐야 하나요?
증상이 없는데 정해진 간격으로 질 초음파를 보는 것은 권고되지 않습니다. 의외라고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타목시펜을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어도 초음파에서 내막이 두꺼워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약이 내막 아래 조직에 작은 물주머니 같은 변화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음파 숫자만 보고 조직검사나 시술을 하다 보면 하지 않아도 될 검사가 늘어납니다.
대신 이렇게 관리합니다.
폐경 후라면 타목시펜을 시작하기 전에 산부인과 진찰(필요하면 초음파)을 받아 두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미 있던 내막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폐경 전이라면 평소의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이어가면 됩니다.
무엇보다 출혈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비정상 출혈로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 초음파보다 출혈을 바로 알리는 것이 더 확실한 감시 방법입니다.
이런 출혈은 바로 알려 주세요 (타목시펜)
다음 경우에는 다음 진료를 기다리지 말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세요.
- 폐경 후에 출혈이 있음 (양이 아주 적거나 한 번뿐이라도)
- 폐경 전이라도 생리와 다른 출혈이 반복됨
- 갈색이나 피가 섞인 분비물이 계속 나옴
- 생리 양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기간이 길어짐
출혈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위축이나 용종처럼 암이 아닌 원인입니다. 다만 원인을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으니 미루지 마세요.
진료를 받으실 때는 타목시펜을 먹고 있다는 것과 언제부터 먹었는지를 꼭 말씀하세요.
왜 골밀도를 신경 써야 하나요? (아로마타제 억제제·졸라덱스)
에스트로겐은 뼈를 지키는 역할도 합니다. 아로마타제 억제제는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를 막고, 졸라덱스는 난소 기능을 억제해 에스트로겐을 줄이기 때문에 두 약 모두 뼈가 약해지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타목시펜이 폐경 후 여성의 뼈를 지켜 주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그래서 이 약들을 시작하기 전에 골밀도 검사(DXA)를 한 번 받아 기준치를 확인하고, 이후에는 보통 1~2년 간격으로 다시 검사해 변화를 지켜봅니다. 검사 간격과 약물 치료 필요성은 처음 골밀도와 골절 위험 요인에 따라 담당의가 정합니다.
평소에 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챙기고, 걷기나 가벼운 근력운동처럼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골밀도 감소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골밀도가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뼈를 보호하는 약(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등)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이런 신호는 바로 알려 주세요 (골밀도 관련)
- 가볍게 부딪히거나 넘어졌는데 평소와 다르게 아프거나 붓는 부위가 있음
- 특별한 사고 없이 등이나 허리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함 (압박골절의 신호일 수 있음)
- 키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느낌
골밀도 저하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 검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검사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고 약을 바로 끊을 이유는 아니니, 결과를 가지고 담당의와 다음 계획을 상의하세요.
그 밖에 알아 둘 신호 (타목시펜)
타목시펜은 혈전 위험을 높입니다. ATLAS 연구에서 10년 복용군의 폐색전증 위험은 약 1.9배였습니다.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갑자기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프면 바로 응급실로 가세요. 수술이나 입원이 잡혀 있다면 타목시펜을 잠시 쉴지 미리 담당의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눈이 침침해지거나 눈부심이 심해지면 안과 검진을 받으세요. 타목시펜은 백내장 위험을 조금 높입니다.
기억해 둘 것
- 타목시펜은 자궁내막에서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함, 위험은 주로 폐경 후 여성에서 높아지지만 대부분에게는 생기지 않음
- 증상 없는 정기 질 초음파는 권고되지 않음, 대신 이상 출혈은 바로 알릴 것
- 아로마타제 억제제·졸라덱스는 뼈가 약해지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음 — 시작 전 골밀도 검사, 이후 1~2년 간격 추적
- 칼슘·비타민 D,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골밀도 관리에 도움
- 특별한 이유 없는 등·허리 통증이나 가벼운 충격에도 생긴 통증·부종은 바로 알릴 것
- 타목시펜의 한쪽 다리 부종·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은 응급
검진 하나씩만 기억해 주세요
타목시펜을 드시든 아로마타제 억제제·졸라덱스를 쓰시든, 해야 할 일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검진을 거르지 않는 것, 그리고 이상 신호를 알아차리면 바로 알리는 것. 이 두 가지만 지키시면 됩니다.
다음 편 예고
마지막 편에서는 복용하면서 자주 묻는 것들을 정리합니다. 언제 먹는 게 좋은지, 깜빡했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 몇 년을 먹어야 하는지, 졸라덱스는 얼마나 자주 맞아야 하는지, 그리고 중간에 끊고 싶을 만큼 힘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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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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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dji P, Aapro MS, Body JJ, et al. Management of aromatase inhibitor-associated bone loss in postmenopausal women with breast cancer: joint position statement. J Bone Oncol. 2017;7: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