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치료 후 다리가 붓기 시작할 때 | 메디컬 오 스위트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치료 후 다리가 붓는 일은 흔한데도 진료실에서 먼저 꺼내는 분이 많지 않습니다.
저녁마다 양말 자국이 깊게 남는 것을 보면서도 "이 정도는 나이 탓이겠거니" 하고 넘기다, 한참 뒤에야 말씀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일찍 손대면 경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골반 림프절을 떼어내셨거나 골반에 방사선을 받으신 분이 대상이니, 세 암 모두에 해당합니다.
다리가 붓는 이유
수술에서 골반 림프절을 떼어내거나 골반에 방사선을 받으면, 다리에서 올라오는 림프액이 지나던 길이 좁아집니다. 그러면 액체가 다리에 고입니다. 이것이 하지 림프부종입니다.
유방암 수술 뒤 팔이 붓는 것과 원리가 같습니다. 다만 부인암에서는 팔이 아니라 다리에 옵니다. NCCN 자궁내막암 지침도 자궁암 생존자에게 가장 흔한 부종 부위가 하체라고 적고 있습니다.
얼마나 잘 생기나
연구마다 편차가 큽니다. 치료 방법과 판정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방향은 일관됩니다. 떼어낸 림프절 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수술 뒤 골반에 방사선을 추가로 받을수록 더 잘 생깁니다.
수술 후 방사선까지 받은 자궁경부암 환자 192명을 살펴본 연구에서, 45명에게 일상에 지장을 주는 다리 부종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림프절을 25개 이하로 떼어낸 분들에서는 17.8퍼센트, 25개를 넘겨 떼어낸 분들에서는 32.5퍼센트로 갈렸습니다.
여기서 1편에서 짚은 감시림프절 생검 이야기가 다시 나옵니다. 암세포가 가장 먼저 도달할 만한 길목의 림프절 몇 개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남기는 방법입니다. 떼어내는 수가 줄어드는 만큼 다리가 붓는 부담도 줄어듭니다. 자궁내막암 수술에서 이 방법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 이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눈여겨볼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부종이 나타나기까지 걸린 기간이 중앙값으로 11개월이었습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0년이 넘은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이것도 늦게 오는 후유증입니다.
첫 신호를 놓치지 않기
림프부종에서 중요한 것은 초기에 잡는 것입니다.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초기에 관리를 시작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첫 신호는 눈에 보이는 부기가 아닙니다. 대개 느낌으로 먼저 옵니다.
다리가 무겁거나 뻐근합니다. 저녁이면 신발이 꽉 끼고 양말 자국이 깊게 남습니다. 한쪽 종아리가 다른 쪽보다 굵어 보입니다.
한쪽만 그렇다면 특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갑자기 한쪽 다리가 붓고 아프면서 열감이 있다면, 그건 림프부종이 아니라 혈전일 수 있습니다.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진료를 봐야 합니다.

관리에 들어가는 것들
관리에는 압박스타킹, 림프 순환을 돕는 도수치료, 그리고 피부를 다치지 않게 지키는 일이 함께 들어갑니다.
발에 상처가 나거나 무좀이 생기면 염증으로 번지기 쉬워서, 발 관리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발톱을 너무 짧게 깎지 않고, 맨발로 다니지 않고, 상처가 생기면 작더라도 소독하는 습관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체중도 함께 봅니다. 몸무게가 늘면 림프가 흐르는 부담이 커집니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비만 자체가 이 병의 위험을 올리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NCCN 지침도 생존자 관리 항목에 체중과 당뇨, 고혈압 관리를 따로 적어두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시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치료가 끝난 뒤의 관리 목록에 이것이 정식으로 들어가 있다는 뜻입니다.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걷기처럼 부담이 크지 않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 다리를 아껴 쓰는 것보다 낫습니다.
말을 꺼내는 일에 대하여
다리가 붓는 이야기를 먼저 하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고, 나이 탓 같고, 물어보기에 사소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암 이야기를 하러 온 자리에서 다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미안하다고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관건인 문제입니다. 초기에 잡아야 진행을 막을 수 있고, 늦게 꺼낼수록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듭니다.
사소해 보여서 참는 것과 몰라서 참는 것은 다릅니다. 적어도 몰라서 참는 일은 없었으면 해서 이 편을 썼습니다.
기억해 둘 것
- 첫 신호는 부기가 아니라 무거움
- 한쪽만 갑자기 붓고 아프며 열감이 있으면 즉시 진료
- 떼어낸 림프절이 많을수록 잘 생김
- 발 상처와 무좀 관리도 부종 관리의 일부
- 부종은 수술 몇 달 뒤에 시작되기도 함
사소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
붓기 시작한 다리를 두고 "이제 와서 뭘 하겠나" 하고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문제는 늦게 시작할수록 손댈 수 있는 폭이 좁아지는 쪽에 속합니다.
회복기에는 사소한 이야기를 할 자리가 필요합니다. 양말 자국이 깊어졌다는 말, 신발이 안 맞는다는 말. 그런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관계에서 초기 신호가 잡힙니다.
치료를 끝내는 것까지가 아니라 그 뒤의 하루하루까지를 함께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치료가 끝난 뒤에도 약과 검사가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수술이 끝나고 항암도 끝났는데 약을 몇 년 더 먹으라고 합니다. 몇 달마다 피를 뽑아 수치도 봅니다. 끝난 것인지 아직 치료 중인지 헷갈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아직 병이 남아서가 아닙니다. 다시 자라날 시간을 늦추기 위해서입니다. 힘든 시기는 대개 처음 두 달 안에 오고, 혼자 참지 않고 알리면 대부분 약을 끊지 않고 넘어갑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며 혼란을 조금은 가라앉힐 수 있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LOVE YOUR LIFE
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
참고문헌
- NCCN Guidelines for Patients: Uterine Cancer, 2026 (Version 2.2026, 2025-11-14) — 자궁암 생존자의 하체 림프부종, 감시림프절 생검, 생존자 관리에서의 체중·당뇨·고혈압.
- NCCN Guidelines for Patients: Cervical Cancer, 2026 (Version 2.2026, 2025-11-10) — 하지 림프부종 안내.
- Füller J, Guderian D, Köhler C, Schneider A, Wendt TG. Lymph edema of the lower extremities after lymphadenectomy and radiotherapy for cervical cancer. Strahlenther Onkol. 2008;184(4):206-211. doi:10.1007/s00066-008-1728-3 — 192명 중 45명에서 임상적 하지 림프부종, 중앙 잠복기 11개월(1~121개월), 림프절 25개 이하 절제 17.8퍼센트 대 25개 초과 32.5퍼센트.
- Bona AF, Ferreira KR, Carvalho RBM, Thuler LCS, Bergmann A. Incidence, prevalence, and factors associated with lymphedema after treatment for cervical cancer: a systematic review. Int J Gynecol Cancer. 2020;30(11):1697-1704. doi:10.1136/ijgc-2020-0016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