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오 스위트 - 체중은 돌아왔는데 몸은 왜 예전 같지 않을까요?

메디컬오 스위트 워드마크 로고
  • 메디컬오 스위트
  • 여성 암 회복 케어
  • 프리미엄 케어
  • 웰니스 라이프
  • 커뮤니티
  • 상담·예약
진료시간 : 09:00 - 17:30


회복 스토리

한 걸음씩, 일상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메디컬오 스위트가 전합니다.

회복 스토리FAQ
  1. 커뮤니티
  2. 회복 스토리
체중은 돌아왔는데 몸은 왜 예전 같지 않을까요?

체중은 돌아왔는데 몸은 왜 예전 같지 않을까요?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by 메디컬오 스위트2026.09.14

"저울 숫자는 돌아왔는데, 계단만 오르면 숨이 차요."


치료를 마치고 몇 달이 지나면 자주 듣는 말입니다. 몸무게는 제자리를 찾았는데 몸은 무겁고, 장 본 짐이 유난히 버겁고, 조금만 움직여도 지칩니다. 저울은 정상인데 몸은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이 어긋남이, 회복기의 가장 흔한 혼란입니다.


이 편에서는 그 어긋남의 정체를 이야기합니다.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면, 다음 편에서 다룰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는가"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저울은 무게만 알려줍니다, 그 안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몸무게는 근육·지방·뼈·수분을 다 합친 숫자입니다. 이 구성의 비율을 체성분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저울이 이 비율을 구분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치료 과정에서 근육이 줄고 지방의 비율이 높아지면, 체중은 비슷해도 체성분은 이전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체중만으로는 이를 알 수 없어, 필요하면 체성분과 근력, 영양 상태를 함께 살펴봅니다. 근육이 줄어든 상태를 근감소증이라고 하는데, 늘어난 지방이 줄어든 근육을 가려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체중이 정상이니 괜찮다"는 판단이 빗나갈 수 있습니다. 암환자에서 이 근감소증이 얼마나 흔한지는 암종과 측정법에 따라 갈리지만, 드물지 않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왜 하필 근육이 먼저 줄어드는가


근육이 줄어드는 데는 몇 가지가 겹칠 수 있습니다.


우선 안 쓰기 때문입니다. 수술과 항암·방사선을 견디는 동안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쓰지 않는 근육은 생각보다 빠르게 빠집니다. 여기에 입맛이 없어 잘 못 먹으면 근육을 다시 만들 재료가 부족해집니다.


그런데 회복이 "많이 먹기"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암과 그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염증과 대사 변화가 근육의 분해와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열량이나 단백질 섭취만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 먹는데도 야위고 기운이 없는 상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쉬어도 가시지 않는 피로


체성분 못지않게 회복기를 무겁게 만드는 것이 피로입니다. 그런데 이 피로는 평소의 피로와 성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피로는 휴식 후 나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암 관련 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무리한 일이 없어도 찾아오고, 충분히 쉬어도 호전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한 대규모 분석에서는 치료를 받는 동안(치료 중 집계 기준) 환자의 약 62퍼센트가 이런 피로를 겪었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상당수에서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흔한 일이라는 뜻입니다.


이 피로는 몸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머릿속이 뿌옇고 집중이 안 되는 인지적 피로, 마음이 함께 가라앉는 정서적 피로가 겹쳐 오기도 합니다. 암 관련 피로에는 빈혈, 염증, 수면 문제, 통증, 정서적 어려움, 활동량 감소 등 여러 요인이 함께 관여할 수 있습니다. 원인을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지금의 무거움과 피로를 두고 "내가 너무 안 움직여서, 관리를 못 해서"라고 자신을 탓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근육이 줄고 대사가 바뀌고 피로가 남는 것은, 치료라는 큰일을 통과한 몸에서 흔히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지만으로 막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자책하지 말라는 말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아닙니다. 원인을 확인하고 상태에 맞게 관리하면 기능을 회복하거나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편부터 그 방법 — 어떻게 다시 움직이고, 무엇으로 몸을 채울 것인가를 다루겠습니다.


기억해 둘 것


  • 체중이 돌아와도 근육량과 지방 비율은 이전과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 근육 감소에는 활동량과 섭취량뿐 아니라 질환과 치료에 따른 대사 변화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회복은 식사만의 문제가 아니며, 영양과 움직임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 충분히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 피로는 암 관련 피로일 수 있지만, 빈혈·수면 문제 등 다른 원인도 확인해야 합니다
  • 피로는 의지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전보다 심하거나 일상을 방해한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치료 후 이전보다 더 심한 피로감을 느끼신다면, 담당 선생님께 이야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몸의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회복의 첫 단계입니다.


LOVE YOUR LIFE
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




참고문헌

  1. Al Maqbali M, Al Sinani M, Al Naamani Z, Al Badi K, Ibrahim Tanash M. Prevalence of Fatigue in Patients With Cancer: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Pain Symptom Manage. 2021;61(1):167-189.e14 — 치료 중 피로 유병률 62%(치료 중 집계 기준), 혼합 치료 상태 51%
  2. Williams GR, Dunne RF, Giri S, et al. Sarcopenia in the Older Adult With Cancer. J Clin Oncol. 2021;39(19):2068-2078 — 암환자 근감소증은 정의·부위에 따라 유병률이 5~89%로 넓게 보고됨, 근육량 감소가 예후·독성과 연관.
  3. NCC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in Oncology: Cancer-Related Fatigue — 암 관련 피로의 정의(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지속적 피로)와 다요인 기전(빈혈·염증·수면·활동 저하).
  4. ASCO Exercise, Diet, and Weight Management During Cancer Treatment Guideline. J Clin Oncol. 2022 — 근육·대사 변화 관리는 개인별 평가가 필요하며 일률적 처방은 지양.
목록보기

'회복 스토리' 다른 글

  • 암 치료 후, 언제부터 어떻게 다시 움직이면 좋을까요?

    지난 편에서 치료 후의 몸이 왜 무겁고 지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근육이 줄고, 대사가 바뀌고, 쉬어도 가시지 않는 피로가 남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복의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는 몸을 다시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이 막힙니다. 지쳐 있는데 움직이라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이 편은 그 역설을 풀고, 무리 없이 시작하는 방법을 다룹니다.회복에는 휴식과 움직임이 함께 필요합니다가만히 쉬면 근육과 체력이 저절로 회복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활동량이 오랫동안 줄어들면 근력과 체력이 더 떨어지고, 일부에서는 피로가 지속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이 고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움직임입니다. 지쳐 있을수록 더 쉬어야 할 것 같지만, 여러 연구에서 개인의 상태에 맞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이 암 관련 피로와 신체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이는 피로와 기능 개선에 대한 근거이며, 재발이나 생존 개선까지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원칙은 하나입니다 — 조금씩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묻는 분이 많은데, 회복기의 원칙은 딱 하나로 요약됩니다. 조금씩. 다만 시작점과 속도는 치료 단계, 현재 증상과 체력에 따라 달라집니다.시작은 걷기로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집 안이나 복도를 몇 분 걷는 정도면 됩니다. 한 번에 오래 하기보다 짧게 여러 번 나누는 편이 몸에 부담이 덜합니다. 그렇게 며칠, 몇 주에 걸쳐 몸이 익숙해지면 시간과 거리를 아주 조금씩 늘립니다. 오늘보다 내일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정도면 되고, 컨디션이 나쁜 날은 쉬어도 괜찮습니다. 근육을 쓰는 운동이나 균형 잡기는 몸이 어느 정도 적응한 뒤에 더합니다.국제 합의문에서는 암 생존자의 일반적인 운동 목표 가운데 하나로 유산소운동 주 3회, 회당 20~30분과 근력운동 주 2회를 제시합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처방이 아니라, 몸 상태에 따라 조정하며 천천히 도달할 수 있는 참고 목표입니다.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상의해야 하는 경우회복기의 운동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몸 상태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음에 해당하시면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하십시오.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받았거나 림프부종이 있다면, 팔 운동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현재 부종과 기능 상태를 확인하고 낮은 강도에서 점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붓기·묵직함·통증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지면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뼈 전이가 있거나 골절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병변의 위치와 안정성에 따라 피해야 할 동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운동 종류와 강도를 의료진 또는 재활 전문가와 먼저 정합니다. 빈혈이 있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으니, 이 상태 역시 미리 알려야 합니다.운동 중 가슴 통증, 실신할 것 같은 어지럼, 갑작스럽거나 심한 호흡곤란이 생기면 즉시 중단하고 의료적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평소와 다른 통증이나 붓기가 반복되면 운동 강도를 낮추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눈에 안 보여도 쌓입니다움직임의 효과는 하루아침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안 느껴져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그래도 짧은 걸음이 매일 쌓이면 몸은 그만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 한 걸음 걸은 것도, 컨디션이 나빠 쉰 것도 둘 다 회복의 일부입니다.기억해 둘 것쉬는 것만으로는 근육과 체력이 돌아오지 않고, 활동량이 줄면 피로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개인의 상태에 맞춘 유산소·근력운동이 암 관련 피로와 신체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재발·생존 개선을 보장하는 근거는 아닙니다)원칙은 "조금씩" — 다만 시작점과 속도는 치료 단계와 체력에 따라 다릅니다림프부종·뼈 전이·골절 위험·빈혈이 있으면 시작 전 의료진과 상의하고, 운동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강도를 조정합니다가슴 통증·심한 어지럼·호흡곤란은 즉시 중단, 그 외 통증·붓기가 반복되면 강도를 낮추고 상의하세요다음 편에서는 움직이는 몸을 안에서 받쳐줄 영양과 일상 리듬을 다루겠습니다.LOVE YOUR LIFE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참고문헌Campbell KL, Winters-Stone KM, Wiskemann J, et al. Exercise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Consensus Statement From International Multidisciplinary Roundtable. Med Sci Sports Exerc. 2019;51(11):2375-2390 — 유산소운동 주 3회·회당 20~30분 중강도, 저항운동 주 2회 권고. 피로·삶의 질·신체기능 개선 근거.Mustian KM, Alfano CM, Heckler C, et al. Comparison of Pharmaceutical, Psychological, and Exercise Treatments for Cancer-Related Fatigue: A Meta-analysis. JAMA Oncol. 2017;3(7):961-968 — 운동과 심리요법이 약물보다 암 관련 피로 개선에 효과적.Schmitz KH, Courneya KS, Matthews C, et al.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Roundtable on Exercise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Med Sci Sports Exerc. 2010;42(7):1409-1426 — 림프부종·뼈 건강 등 상태별 운동 시 주의사항.ASCO Exercise, Diet, and Weight Management During Cancer Treatment Guideline. J Clin Oncol. 2022 — 운동은 피로·기능 개선에 도움되나 재발·생존 개선 근거는 제한적, 일부 환자는 감독 운동·암재활이 필요.

    썸네일 이미지
  • 치료 이후를 잘 살아간다는 것

    치료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분들에게, 언젠가 한 번은 찾아오는 질문이 있습니다."선생님, 이제 저는 어떻게 지내면 될까요."병은 지나갔는데, 그다음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마음입니다. 앞 두 편에서 건조와 색소, 손발톱과 모발처럼 몸에 남은 흔적을 다뤘다면, 이번 편은 그 흔적을 안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의 이야기입니다.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흔히 이 질문에 "어떻게 하면 덜 늙을까"로 답하려 하지만, 저희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치료를 지나온 몸에게 정말 중요한 질문은 나이 드는 속도가 아니라, 이 몸으로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입니다. 저희가 이 세 편에서 말씀드린 웰에이징도 그런 뜻입니다. 치료 이전의 몸으로 억지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지나오며 달라진 지금의 몸을 이해하고 앞으로 더 잘 돌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몸이 힘을 되찾는 시간치료가 끝났다고 몸이 곧바로 예전의 체력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수술과 항암, 방사선을 지나며 쓴 힘을 다시 채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먼저 수면입니다. 자는 동안 몸은 낮 동안의 손상을 회복합니다. 치료를 지나온 몸일수록 회복할 것이 많아, 이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움직임도 그렇습니다. 걷기나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체력과 회복력을 되찾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서서히 강도를 올리는 편이 안전합니다.식사도 그렇습니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두고 당과 정제 탄수화물에 치우치지 않는 식사는 체력을 유지하고 몸이 회복할 재료를 채우는 일입니다. 특정 음식이나 보충제를 만능처럼 권하지는 않습니다.금연도 마찬가지입니다. 담배는 상처와 조직이 아무는 속도를 늦추고, 체력 전반에도 영향을 줍니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자리가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이 네 가지는 대단한 비법이 아닙니다. 다만 치료로 소모된 몸을 다시 채우는,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몸을 계속 지켜보는 것치료가 끝났다고 관찰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정기적인 진료와 검진으로 회복 경과를 함께 살피는 것도 웰에이징의 큰 부분입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는 자리가 진료실이기 때문입니다.앞 두 편에서 말씀드린 손발톱과 피부, 모발의 변화도 이 관찰의 일부입니다. 원인을 알고 있으면 불안이 줄고, 정말 살펴야 할 신호를 놓치지 않게 됩니다.멋지게 살아가는 일1편에서 이 시리즈는 "거울 속 얼굴이 제 얼굴이 아닌 것 같다"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손톱에 남은 줄, 옅어진 눈썹, 방사선 자리의 색소. 이 변화들을 감추고 지워야 할 흠으로만 보면, 거울 앞에 서는 일이 매일 조금씩 버거워집니다.저희가 이 시리즈에서 계속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하나입니다. 이 변화를 없애야 할 문제로 붙들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써야 할 힘을 거기에 다 쓰게 됩니다. 손톱의 줄도, 옅어진 눈썹도, 방사선 자리의 색소도, 이겨낸 시간이 남긴 결과일 뿐입니다. 관리할 것은 관리하고 나면, 남은 힘은 오늘을 더 근사하게 채우는 쪽으로 돌리시면 됩니다.웰에이징은 흔적과 싸우는 일이 아니라, 그 흔적을 지닌 채로 멋지게 살아가는 일입니다.조금 더 주의 깊게방사선 치료를 받은 자리, 호르몬치료를 받는 몸은 앞 편에서 말씀드렸듯 피부가 얇아지거나 색소가 남거나 아무는 속도가 더뎌지는 변화를 조금 먼저 겪습니다. 그렇다고 원칙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조금 더 주의 깊게 적용할 뿐입니다.새로운 관리를 시작하기 전, 지금 받는 치료와 함께 봐줄 의료진과 한번 상의하는 편이 좋습니다.다음 진료 때 이렇게 물어두셔도 됩니다. "지금 제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도 되는 것과, 아직 이른 것을 나눠 주실 수 있을까요?"기억해 둘 것치료 이후 정말 중요한 질문은 나이 드는 속도가 아니라, 이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입니다수면·움직임·식사·금연은 치료로 소모된 체력을 되찾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정기적인 진료와 검진으로 회복 경과를 살피는 것도 웰에이징의 큰 부분입니다달라진 몸과 얼굴은 감춰야 할 흠이 아니라, 치료를 견뎌낸 시간이 남긴 자국입니다치료를 지나온 몸이라면 원칙은 같되, 새로 시작하는 것은 담당의와 나눠 정하십시오세 편에 걸쳐 암 치료 후 웰에이징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시작은 거울 속 달라진 얼굴이었고, 원인을 짚고, 집에서 할 관리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하려던 말은 처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늙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지금 몸을 매일 조금씩 챙기자는 것. 지나온 몸을 잘 데리고 가자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대단한 비법도, 값비싼 무엇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잘 자고, 몸을 움직이고, 끼니를 챙기고,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는 것. 그리고 거울 속에 남은 흔적을 흠이 아니라 이겨낸 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것.결국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을 사랑하는 일입니다.LOVE YOUR LIFE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참고문헌Hughes MCB, Williams GM, Baker P, Green AC. Sunscreen and Prevention of Skin Aging: A Randomized Trial. Ann Intern Med. 2013;158(11):781-790 —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시험에서 자외선차단제 매일 사용군이 재량 사용군보다 피부 광노화가 유의하게 덜 진행. 국소 도포제로 노화 진행 자체를 늦춘다는 것을 사람에서 보인 드문 근거.Krutmann J, Bouloc A, Sore G, et al. The skin aging exposome. J Dermatol Sci. 2017;85(3):152-161 — 자연(내인) 노화와 자외선·흡연·대기오염 등 외인 노화를 구분해 정리한 리뷰. "손댈 수 있는 노화는 외인성"이라는 이 글의 뼈대.Flament F, Bazin R, Laquieze S, et al. Effect of the sun on visible clinical signs of aging in Caucasian skin. Clin Cosmet Investig Dermatol. 2013;6:221-232 — 햇빛 노출이 주름·색소 등 임상적 노화 징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 나이 탓으로 여기던 변화의 상당 부분이 광노화임을 뒷받침.Solway J, McBride M, Haq F, et al. Diet and Dermatology: The Role of a Whole-food, Plant-based Diet. J Clin Aesthet Dermatol. 2020;13(5):38-43 — 식이와 피부 노화의 관계를 정리. 방향성은 일관되나 개별 음식·보충제의 효과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함께 명시.

    썸네일 이미지
  • 암 치료 후의 외모 관리

    지난 편에서 치료 후 피부·모발·손발톱이 왜 달라지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원인이 항암인지, 방사선인지, 지금 먹는 호르몬제인지에 따라 시기와 회복이 다르다고 말씀드렸습니다.이번 편은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는가입니다. 여기 적는 것은 값비싼 시술이나 특정 제품이 아니라, 대부분 집에서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화려한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이 대개 단순하기 때문입니다.건조 — 씻는 방법부터 바뀝니다가장 흔하고, 가장 먼저 손댈 수 있는 것이 건조함입니다.순서가 중요합니다. 뜨거운 물에 오래 씻으면 피부의 기름막이 벗겨져 더 건조해집니다.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고,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발라야 피부의 수분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제품은 향과 자극이 적은 것이면 좋습니다. 유방암 수술이나 방사선을 받은 쪽 피부, 골반 방사선을 받은 부위처럼 예민해진 곳은 특히 문지르지 말고 눌러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색소 — 자외선차단색소 문제는 자외선차단이 중요합니다.치료 후 피부는 자외선에 더 민감하고, 색소침착은 햇빛에 노출되면 짙어집니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부위라면 더 그렇습니다. SPF 30 이상의 자외선차단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색소 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미 생긴 색소를 지우는 것보다, 더 짙어지지 않게 막는 것이 훨씬 쉽고 확실합니다.방사선으로 생긴 색소는 시간이 지나며 옅어지기도 하지만, 그대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우는 데 매달리기보다 덧나지 않게 지키는 쪽이 현실적입니다.손발톱 — 상한 손톱을 살리는 게 아닙니다지난 편에서 말씀드렸듯, 지금 손톱에 남은 줄은 몇 달 전의 흔적입니다. 그러니 관리의 목표는 상한 손톱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 올라오는 손톱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입니다.몇 가지가 도움이 됩니다.손톱은 짧게 유지합니다. 항암 중이거나 손발톱 주변 피부가 약해져 있는 시기에는 큐티클(손톱 뿌리 쪽 얇은 껍질) 제거처럼 상처가 날 수 있는 관리는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이와 동일하게 페디큐어도 이 시기에는 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어 미루는 편이 낫고, 손발톱 상태가 안정된 뒤에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설거지나 청소처럼 물과 세제를 만지는 일에는 장갑을 끼고, 핸드크림을 바른 뒤 면장갑을 끼면 보습이 오래 갑니다. 발톱은 편한 신발과 면양말로 눌림을 줄입니다.손톱이 심하게 들뜨거나 아프거나 진물이 나면, 그건 관리의 영역이 아니라 진료의 영역입니다. 참지 말고 알려주세요.모발 — 근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눕니다모발은 나누어 봐야 합니다. 항암으로 빠진 머리는 대개 다시 자라니, 이 시기에는 두피를 자극하지 않고 순하게 관리하며 기다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문제는 호르몬치료로 서서히 성글어지는 탈모입니다. 호르몬치료와 관련된 탈모에는 미녹시딜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바르는 제형에 대한 연구가 있고 최근에는 저용량 경구 치료에 대한 연구도 나오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치료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하므로 스스로 시작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인터넷에 도는 두피 영양제나 보조식품 상당수는 근거가 약합니다. "탈모에 좋다"는 말과 "연구로 확인됐다"는 말은 다릅니다.피부 탄력 — 기대치를 정직하게탄력 저하는 이 다섯 가지 중 가장 손대기 어려운 항목입니다.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집에서 바르는 것만으로 탄력을 크게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보습과 자외선 차단이 더 나빠지는 것을 늦춰줄 뿐입니다. 그 이상을 원하실 때는 시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암 치료 이력이 있는 피부는 고려할 것이 더 많습니다. 이건 진료실에서 이력을 보고 상의할 문제입니다.기억해 둘 것건조 —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고,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바를 것색소 — SPF 30 이상 자외선차단제를 꾸준히, 색소 관리의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부분손발톱 — 손발톱이 약해진 시기엔 큐티클 제거·페디큐어는 미루고, 안정된 뒤에 받기모발 — 호르몬치료 탈모에 쓰는 약은 스스로 시작하지 말고 담당의와 상의할 것탄력 — 집에서 하는 관리로는 유지가 목표, 그 이상은 치료 이력을 놓고 의사와 상의할 것이 다섯 가지를 관통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생긴 변화를 단번에 되돌리기보다, 회복을 돕고 더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입니다.손톱은 새로 밀고 올라오고, 색소는 더 짙어지지 않게 막고, 모발은 서서히 관리하며, 탄력은 유지를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것을 후유증 관리가 아니라 웰에이징이라고 부릅니다.암을 지나온 몸은 특별히 손상된 몸이 아니라, 조금 먼저 몇 가지 변화를 겪은 몸입니다. 그 몸을 매일 조금씩 돌보는 것이, 나를 건강하게 가꾸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두 편에 걸쳐 외모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하려던 말은 지난 시리즈와 같습니다. 회복은 치료가 끝난 그날로 마무리되지 않습니다.다음 편에서는 이 다섯 가지 관리를 지나, 치료를 지나온 몸이 잘 나이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피부를 넘어 잠과 움직임, 식사, 정기적인 진료까지 — 암 치료 이후를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다루겠습니다.궁금한 증상이 있으시면 진료 때 말씀해 주세요.LOVE YOUR LIFE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참고문헌Freites-Martinez A, Shapiro J, Chan D, et al. Endocrine Therapy-Induced Alopecia in Patients With Breast Cancer. JAMA Dermatol. 2018;154(6):670-675 — 내분비요법 탈모의 패턴, 국소 미녹시딜의 유익성 언급.Freites-Martinez A, Shapiro J, Goldfarb S, et al. Oral minoxidil for late alopecia in cancer survivors. Breast Cancer Res Treat. 2024;207(2):393-402 — 암 생존자 후기 탈모에 저용량 경구 미녹시딜, 사진 평가 119명 중 88명(74%) 호전. 단일기관 관찰연구로 대조군 없음. Nail Changes During Treatment.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환자교육 자료 — 손톱 짧게 유지, 큐티클 보존, 보습 후 면장갑, 면양말, 페디큐어 회피.

    썸네일 이미지
  • 암 치료 후 생기는 외모 변화

    "치료는 다 끝났는데, 거울 속 얼굴이 제 얼굴이 아닌 것 같아요."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말입니다. 항암도 방사선도 끝났고 수치도 안정됐는데, 피부가 건조하고 칙칙해지고, 손톱에 줄이 가고, 머리숱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병은 지나갔는데 몸이 그 자리에 흔적을 남긴 것입니다.이 편에서는 그 흔적이 왜 생기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관리하는 방법은 다음 편으로 미루겠습니다. 원인을 알면, 지금 겪는 변화가 어디까지가 지나갈 일이고 어디부터가 오래 갈 일인지 가늠이 서기 때문입니다.상황에 따라 경과가 다릅니다피부·모발·손발톱의 변화는 원인에 따라 시기와 회복이 크게 갈립니다. 같은 "피부가 나빠졌다"도 항암 때문인지, 방사선 때문인지, 지금 먹고 있는 호르몬제 때문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항암 — 서서히 돌아오는 변화항암제는 빠르게 자라는 세포를 노립니다. 암세포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빠르게 자라는 것이 암세포만은 아닙니다. 머리카락을 만드는 세포, 손발톱을 밀어 올리는 세포, 피부 표면을 갈아 끼우는 세포가 모두 그 부류입니다. 항암 중에 머리가 빠지고 손발톱이 상하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표적을 향한 공격에 이웃이 함께 맞은 것입니다.모발. 항암으로 인한 탈모는 치료가 끝나면 다시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나는 머리카락이 곱슬거나 색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며 대개 원래에 가까워집니다.손발톱. 파클리탁셀 같은 탁센 계열 항암제는 손발톱에 흔적을 잘 남깁니다. 가로줄(보우선), 색 변화, 심하면 손톱이 들뜨는 조갑박리가 나타납니다. 여기서 알아두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실이 있습니다. 손톱은 하루에 약 0.1밀리미터, 한 달에 3밀리미터쯤 자라서 완전히 새로 나기까지 넉 달에서 여섯 달이 걸립니다. 발톱은 더 느려서 열두 달에서 열여덟 달이 걸립니다. 지금 손톱에 보이는 줄은 몇 달 전 항암을 받던 시기의 기록이고, 시간이 지나면 그 줄은 손끝으로 밀려 나가 잘려 나갑니다. 상한 손톱이 낫는 것이 아니라, 새 손톱이 밀고 올라오는 것입니다.피부. 항암 중의 건조함과 예민함도 치료가 끝나며 서서히 가라앉는 경우가 많습니다.항암으로 인한 많은 변화는 치료 종료 후 서서히 회복되지만, 약제와 개인에 따라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방사선 치료 — 치료 자리에 남는 변화방사선 치료는 항암과 다릅니다. 온몸이 아니라 치료 부위에 작용하고, 그 자리에는 오래 가는 변화를 남길 수 있습니다.치료 직후의 붉어짐과 화끈거림은 급성 반응이라 대개 몇 주면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만성 변화가 따로 있습니다. 쬔 부위의 색이 짙어지는 색소침착, 피부가 얇아지는 위축, 실핏줄이 비쳐 보이는 모세혈관확장, 그리고 피부밑이 단단해지는 섬유화입니다. 유방암으로 유방·흉벽에 방사선을 받으신 분, 부인암으로 골반에 방사선을 받으신 분에서 정도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이 변화는 앞서 말한 항암의 흔적과 성격이 다릅니다. 새 세포가 밀고 올라와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 조직 자체가 바뀐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오래 남습니다. 다만 정도는 사람마다, 치료 범위와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호르몬치료 — 약을 먹는 동안 계속되는 변화여기가 유방암·부인암 생존자에게 가장 길게 남고, 그러면서도 가장 설명이 부족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유방암 중 상당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성장합니다. 그래서 치료가 끝난 뒤에도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막거나 줄이는 약을 몇 년에 걸쳐 복용합니다. 타목시펜, 또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라고 부르는 약들입니다.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이고, 효과가 분명한 치료입니다.그런데 에스트로겐은 원래 피부에서 여러 일을 합니다. 수분을 붙들고, 탄력을 만드는 콜라겐을 지키고, 모발의 주기에도 관여합니다. 그 작용을 약으로 줄이면, 그만큼의 변화가 피부와 모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폐경 이후 나타나는 변화와 비슷한 양상으로 피부 건조나 탄력 저하, 모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이 모발입니다. 이 탈모는 항암 탈모와 다릅니다. 뭉텅이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정수리와 가르마 쪽이 서서히 성글어지는 형태로 옵니다. 남성형·여성형 탈모와 닮은 모양입니다.한 설문 연구에서는 내분비요법을 받는 유방암 생존자의 약 4분의 1이 모발 빠짐이나 가늘어짐을 겪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는 이 탈모의 모양이 남성형·여성형 탈모와 비슷하며 대부분 경한 정도임을 보였습니다. 다만 빈도를 정밀하게 잰 연구는 많지 않아, 숫자 자체보다는 "드물지 않다"는 사실로 받아들이시는 편이 맞습니다.건조함과 탄력 저하도 함께 옵니다. 이쪽은 탈모만큼 이야기되지 않지만, "얼굴이 푸석해지고 나이 든 것 같다"는 느낌의 실제 배경인 경우가 많습니다.이 변화의 핵심은 시점입니다. 항암은 끝나면 회복이 시작되지만, 호르몬치료는 약을 먹는 5년, 길게는 10년 내내 이어집니다. 그러니 이건 "치료 후유증"이라기보다, 생존자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긴 조건에 가깝습니다.기억해 둘 것피부·모발·손발톱의 변화는 원인(항암·방사선·호르몬치료)에 따라 시기와 회복이 다릅니다항암이 남긴 변화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회복되지만, 약제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손톱의 줄은 몇 달 전의 기록이며, 새 손톱이 밀고 올라오면 지워집니다방사선이 쬔 부위의 색소·섬유화 변화는 일부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호르몬치료로 인한 변화는 약을 먹는 동안 이어지므로, 후유증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입니다거울 속의 달라진 얼굴을 치료가 남긴 손상으로만 보면, 속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씀드린 변화의 상당 부분은 이미 알려져 있고, 원인이 밝혀져 있고, 관리할 방법이 있는 것들입니다. 치료 이전으로 억지로 돌아가려 하기보다, 치료를 지나온 지금의 몸을 이해하고 앞으로 더 잘 돌보는 것. 저희는 이것을 웰에이징이라고 부릅니다.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될까요.다음 편에서는 오늘 짚은 다섯 가지 변화 — 건조, 색소, 탄력, 모발, 손발톱을 실제로 어떻게 다뤄야 할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값비싼 시술이 아니라, 오늘부터 집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들 위주입니다.궁금한 증상이 있으시면 진료 때 말씀해 주세요.LOVE YOUR LIFE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참고문헌Freites-Martinez A, Shapiro J, Chan D, et al. Endocrine Therapy-Induced Alopecia in Patients With Breast Cancer. JAMA Dermatol. 2018;154(6):670-675 — 내분비요법(타목시펜·아로마타제 억제제) 탈모가 남성형/여성형과 유사한 패턴, 92%가 grade 1의 경한 정도Gallicchio L, Calhoun C, Helzlsouer KJ. Aromatase inhibitor therapy and hair loss among breast cancer survivors. Breast Cancer Res Treat. 2013;142(2):435-443 — 유방암 생존자 851명 분석, 내분비요법 환자의 약 25%가 탈모·모발 가늘어짐 보고.Robert C, Sibaud V, Mateus C, et al. Nail toxicities induced by systemic anticancer treatments. Lancet Oncol. 2015;16(4):e181-e189 — 탁센 계열 손발톱 독성(보우선·색소변화·조갑박리).Mittal S, Khunger N, Kataria SP. Nail Changes With Chemotherapeutic Agents and Targeted Therapies. Indian Dermatol Online J. 2022;13(1):13-22 — 손톱 하루 0.1mm(월 3mm)·완전 재생 4~6개월, 발톱 12~18개월.Hymes SR, Strom EA, Fife C. Radiation dermatitis: clinical presentation, pathophysiology, and treatment 2006. J Am Acad Dermatol. 2006;54(1):28-46 — 만성 방사선 피부염은 치료 몇 개월~수년 뒤 색소침착·위축·모세혈관확장·피하섬유화로 나타남.

    썸네일 이미지
  • 자궁암·난소암, 재발을 안고 산다는 것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그 말을 듣고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축하한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만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몸의 회복과 마음의 회복이 같은 속도로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앞의 아홉 편에서 수술과 항암과 방사선 치료, 그리고 그 뒤에 남는 몸의 변화를 다뤘습니다. 마지막 편은 그 밑에 계속 남아 있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 암 모두에 해당합니다.얼마나 흔한 감정인가암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실제로 한 부인암 생존자 연구에서는 약 30퍼센트가 높은 수준의 재발 두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진단 후 2~5년이 지났고 초기 병기였는데도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이렇듯 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생각보다 흔한 감정입니다.검사 날짜가 다가올 때이 두려움은 늘 같은 강도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평소에는 덜하다가 추적검사 날짜가 가까워지면 다시 커지고, 결과를 확인한 뒤에는 한동안 가라앉기도 합니다.몸에 평소와 다른 감각이 느껴질 때에도 걱정이 다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치료가 끝난 뒤에도 상황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몸에 작은 통증만 있어도 불안이 올라옵니다. 추적검사 날짜가 가까워지면 며칠 전부터 잠이 얕아집니다.계속 줄어가는 것이 아니라, 검사 날짜가 다가올 때마다 불안하니 계속 이런 마음이 이어질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유별난 반응이 아닙니다. 흔한 반응입니다.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일도움이 되는 것은 대개 단순한 것들입니다. 그중 첫째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알려야 하는지 미리 알고 있으면, 몸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혼자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기준이 있으면 매번 처음부터 판단하지 않아도 됩니다.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어떤 암으로 치료받으셨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다음 진료 때 담당의에게 이렇게 한번 물어두십시오."어떤 증상이 있으면 예정보다 일찍 와야 하나요?"그 대답이 그대로 기준이 됩니다.검사 일정을 미루지 않는 것,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을 혼자 보내지 않는 것도 함께 도움이 됩니다.혼자 견디지 않아도 됩니다최근에는 재발 두려움 자체를 다루는 심리 프로그램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프로그램의 효과가 충분히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불안의 정도와 상황에 맞는 상담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감정을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감정이 오래 가라앉지 않거나 일상이 힘들다면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비슷한 일을 먼저 겪은 분들의 모임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본다는 위안을 얻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약해서가 아닙니다. 회복의 한 과정입니다.다시 일상으로사회 복귀 시점은 몸의 회복 속도만이 아니라 마음이 준비된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직장에 언제 어디까지 알릴지도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한 가지 덧붙이면, 치료가 끝난 뒤의 관리 목록에는 암 이외의 것도 들어갑니다. NCCN 생존자 관리 권고는 나이에 맞는 다른 암 검진을 계속 받을 것, 혈압을 확인할 것, 예방접종을 챙길 것, 그리고 비만·당뇨·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관리를 이어갈 것을 함께 적어두고 있습니다.암을 지나온 뒤에 정작 놓치기 쉬운 것이 이 부분입니다. 몇 년 동안 모든 진료가 암 하나를 향해 있다 보면 나머지가 뒤로 밀리기 때문입니다.치료가 끝났다는 것은, 다시 몸 전체를 보는 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기억해 둘 것재발에 대한 두려움은 흔한 반응임확인이 필요한 증상의 기준을 미리 정해둘 것검사 일정은 미루지 않을 것감정이 힘들면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해도 됨다른 검진과 만성질환 관리도 함께 챙길 것열 편을 닫으며몸이 아문 자리에 마음이 아무는 속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차이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열 편을 통해 짚어드리고 싶었던 것도 결국 하나였습니다.부인암의 회복은 짧게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긴 시간에 걸쳐 이어집니다. 그 시간 동안 겪는 변화들 대부분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이미 알려져 있는 것들입니다. 이미 알려진 변화라면 원인을 확인하고, 도움을 받을 방법을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수술이 끝난 다음 날부터, 저림이 남은 손끝으로 단추를 채우는 아침부터,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까지. 이 시리즈가 다룬 것은 전부 치료가 끝난 뒤의 시간이었습니다.저희가 회복을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암을 치료하는 일에서 더 나아가, 그 자리에 일상을 다시 채워가는 과정까지 함께 보는 것이 저희가 하려는 일입니다.열 편은 여기서 끝나지만, 회복은 이어집니다.다루지 못한 주제나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면 진료 때 말씀해 주세요. 다음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겠습니다.LOVE YOUR LIFE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참고문헌Mell CA, Jewett PI, Teoh D, Vogel RI, Everson-Rose SA. Psychosocial predictors of fear of cancer recurrence in a cohort of gynecologic cancer survivors. Psycho-Oncology. 2022;31(12):2141-2148. — 부인암 생존자 154명 중 30.0퍼센트가 Cancer Worry Scale 12점 이상(표본 평균 10.31점, 선별 기준선이며 치료 필요 수준의 지표는 아님). 76.8퍼센트 초기 병기, 75.7퍼센트 진단 후 2~5년, 평균 연령 62.4세. 젊은 연령이 높은 두려움과 연관(보정 모델 p≤0.01). 저자는 결과의 일반화 한계를 명시.Derry-Vick HM, Heathcote LC, Glesby N, Stribling J, Luebke M, Epstein AS, Prigerson HG. Scanxiety among Adults with Cancer: A Scoping Review to Guide Research and Interventions. Cancers (Basel). 2023;15(5):1381. — 암 환자의 추적검사와 관련된 불안(scanxiety)을 다룬 문헌고찰. 추적검사를 앞두거나 결과를 기다리는 시기에 불안과 재발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음을 여러 연구에서 보고.Wu VS, Smith AB, Russell H, et al. Assessing the impact of a self-guided digital intervention for fear of cancer recurrence (iConquerFear) in ovarian cancer survivors: a pilot randomised waitlist-controlled trial. BMC Cancer. 2025;25(1):527. — 재발 두려움을 다루는 심리 프로그램 연구가 진행 중임을 보이는 근거. 파일럿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므로 효과 근거로 쓰지 않음.NCCN Guidelines for Patients: Uterine Cancer, 2026 (Version 2.2026, 2025-11-14) — 생존자 관리 권고(다른 암 검진, 예방접종, 만성질환 관리).

    썸네일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