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치료 후, 언제부터 어떻게 다시 움직이면 좋을까요?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지난 편에서 치료 후의 몸이 왜 무겁고 지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근육이 줄고, 대사가 바뀌고, 쉬어도 가시지 않는 피로가 남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복의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는 몸을 다시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이 막힙니다. 지쳐 있는데 움직이라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이 편은 그 역설을 풀고, 무리 없이 시작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회복에는 휴식과 움직임이 함께 필요합니다
가만히 쉬면 근육과 체력이 저절로 회복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활동량이 오랫동안 줄어들면 근력과 체력이 더 떨어지고, 일부에서는 피로가 지속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고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움직임입니다. 지쳐 있을수록 더 쉬어야 할 것 같지만, 여러 연구에서 개인의 상태에 맞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이 암 관련 피로와 신체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이는 피로와 기능 개선에 대한 근거이며, 재발이나 생존 개선까지 보장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칙은 하나입니다 — 조금씩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묻는 분이 많은데, 회복기의 원칙은 딱 하나로 요약됩니다. 조금씩. 다만 시작점과 속도는 치료 단계, 현재 증상과 체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작은 걷기로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집 안이나 복도를 몇 분 걷는 정도면 됩니다. 한 번에 오래 하기보다 짧게 여러 번 나누는 편이 몸에 부담이 덜합니다. 그렇게 며칠, 몇 주에 걸쳐 몸이 익숙해지면 시간과 거리를 아주 조금씩 늘립니다. 오늘보다 내일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정도면 되고, 컨디션이 나쁜 날은 쉬어도 괜찮습니다. 근육을 쓰는 운동이나 균형 잡기는 몸이 어느 정도 적응한 뒤에 더합니다.
국제 합의문에서는 암 생존자의 일반적인 운동 목표 가운데 하나로 유산소운동 주 3회, 회당 20~30분과 근력운동 주 2회를 제시합니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는 처방이 아니라, 몸 상태에 따라 조정하며 천천히 도달할 수 있는 참고 목표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상의해야 하는 경우
회복기의 운동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몸 상태에 따라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음에 해당하시면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하십시오.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받았거나 림프부종이 있다면, 팔 운동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현재 부종과 기능 상태를 확인하고 낮은 강도에서 점진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붓기·묵직함·통증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지면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뼈 전이가 있거나 골절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병변의 위치와 안정성에 따라 피해야 할 동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운동 종류와 강도를 의료진 또는 재활 전문가와 먼저 정합니다. 빈혈이 있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으니, 이 상태 역시 미리 알려야 합니다.
운동 중 가슴 통증, 실신할 것 같은 어지럼, 갑작스럽거나 심한 호흡곤란이 생기면 즉시 중단하고 의료적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평소와 다른 통증이나 붓기가 반복되면 운동 강도를 낮추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눈에 안 보여도 쌓입니다
움직임의 효과는 하루아침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안 느껴져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그래도 짧은 걸음이 매일 쌓이면 몸은 그만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 한 걸음 걸은 것도, 컨디션이 나빠 쉰 것도 둘 다 회복의 일부입니다.
기억해 둘 것
- 쉬는 것만으로는 근육과 체력이 돌아오지 않고, 활동량이 줄면 피로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개인의 상태에 맞춘 유산소·근력운동이 암 관련 피로와 신체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재발·생존 개선을 보장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 원칙은 "조금씩" — 다만 시작점과 속도는 치료 단계와 체력에 따라 다릅니다
- 림프부종·뼈 전이·골절 위험·빈혈이 있으면 시작 전 의료진과 상의하고, 운동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강도를 조정합니다
- 가슴 통증·심한 어지럼·호흡곤란은 즉시 중단, 그 외 통증·붓기가 반복되면 강도를 낮추고 상의하세요
다음 편에서는 움직이는 몸을 안에서 받쳐줄 영양과 일상 리듬을 다루겠습니다.
LOVE YOUR LIFE
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
참고문헌
- Campbell KL, Winters-Stone KM, Wiskemann J, et al. Exercise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Consensus Statement From International Multidisciplinary Roundtable. Med Sci Sports Exerc. 2019;51(11):2375-2390 — 유산소운동 주 3회·회당 20~30분 중강도, 저항운동 주 2회 권고. 피로·삶의 질·신체기능 개선 근거.
- Mustian KM, Alfano CM, Heckler C, et al. Comparison of Pharmaceutical, Psychological, and Exercise Treatments for Cancer-Related Fatigue: A Meta-analysis. JAMA Oncol. 2017;3(7):961-968 — 운동과 심리요법이 약물보다 암 관련 피로 개선에 효과적.
- Schmitz KH, Courneya KS, Matthews C, et al.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Roundtable on Exercise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Med Sci Sports Exerc. 2010;42(7):1409-1426 — 림프부종·뼈 건강 등 상태별 운동 시 주의사항.
- ASCO Exercise, Diet, and Weight Management During Cancer Treatment Guideline. J Clin Oncol. 2022 — 운동은 피로·기능 개선에 도움되나 재발·생존 개선 근거는 제한적, 일부 환자는 감독 운동·암재활이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