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으로 몸을 다시 채울까요? 영양과 일상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앞선 두 편에서 치료 후의 몸이 왜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움직일지를 다뤘습니다. 마지막 편은 그 움직이는 몸을 안에서 받쳐줄 이야기입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고, 하루를 어떻게 꾸릴 것인가.
근육의 재료는 단백질입니다
줄어든 근육을 다시 세우려면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 재료가 단백질입니다.
거창할 것 없습니다. 생선, 달걀, 두부와 콩, 살코기, 유제품처럼 늘 먹던 음식에서 단백질을 챙기고, 여기에 밥과 채소·과일을 곁들여 균형을 맞추면 됩니다. 중요한 건 특정 식품 하나에 매달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만 먹으면 낫는다"는 음식은 없고, 값비싼 보충제가 밥상을 대신하지도 못합니다. 오히려 "이건 안 된다"며 스스로 식단을 좁히다가 영양이 더 부실해지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자주 봅니다.
다만 지난 편에서 말씀드렸듯, 치료 후에는 잘 먹어도 근육이 더디게 붙는 시기가 있습니다. 충분한 에너지와 단백질 섭취를 적절한 신체활동과 함께하면 근육 유지와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필요한 양은 체중과 영양 상태, 신장 기능, 치료 단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입맛이 없고 소화가 힘들 때
치료 뒤에는 입맛이 없거나,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하고, 메스꺼움이나 변비가 이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이럴 때 억지로 한 끼를 크게 먹는 것은 오히려 부담입니다. 입맛 저하나 메스꺼움이 있을 때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소량씩 자주 먹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상과 치료 종류에 따라 적절한 음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메스꺼움이나 변비가 오래 이어지거나 식사가 눈에 띄게 어려워지면, 그건 참고 견딜 일이 아니라 알릴 일입니다. 원인을 확인한 뒤 약물이나 영양 상담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오래 참지 말고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저울 숫자보다 몸의 질을 보십시오
회복기에는 체중계 숫자 하나에 하루 기분이 오르내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1편에서 말씀드린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같은 체중이라도 그 안에 근육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몸이 느끼는 기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복의 지표를 숫자만으로 보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체중뿐 아니라 예전보다 덜 지치는지, 일상 동작이 편해지는지, 근력이 회복되는지도 함께 살펴보세요. 다만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계속되면 영양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저울이 더디게 움직여도 이런 것들이 나아지고 있다면, 회복이 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잠과 하루의 리듬
회복기의 피로는 잠과 맞물려 있습니다. 얕은 잠은 피로를 키우고, 피로는 다시 잠을 흩뜨립니다. 그래서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 하루의 리듬을 잡는 것이, 생각보다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낮 시간의 가벼운 활동과 규칙적인 생활은 수면 리듬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잠 문제가 계속되면 통증, 약물, 불안 등 다른 원인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앞 편에서 다룬 "조금씩 움직이기"가 여기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먼저 상의해야 하는 경우
운동을 새로 시작할 때는 림프부종, 뼈 전이 또는 골절 위험, 심한 빈혈, 심폐질환 등이 있다면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세요.
식사량이 계속 줄거나 체중이 의도치 않게 감소하는 경우, 삼키기 어렵거나 설사·구토가 이어지는 경우, 신장질환·당뇨·장루 등 별도의 영양 조정이 필요한 상태라면 의료진 또는 임상영양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해 둘 것
- 충분한 에너지와 단백질 섭취를 신체활동과 함께할 때 근육 유지와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필요한 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 특정 식품·보충제에 의존하기보다 익숙한 음식으로 균형 있게 챙깁니다
- 입맛 없을 때는 소량씩 자주, 증상이 오래가면 참지 말고 알립니다
- 회복의 지표는 체중만이 아니라 덜 지침·근력 같은 몸의 기능입니다. 다만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 낮의 가벼운 활동과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수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운동을 시작하기 전 상의할 조건(림프부종·뼈 전이·빈혈·심폐질환)과 식이 조정이 필요한 조건(체중 감소·삼킴 곤란·설사구토·신장질환 등)은 서로 다릅니다
세 편에 걸쳐 회복기의 몸을 이야기했습니다. 치료가 끝난 그날 회복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시간을 조금씩 채워가는 일입니다. 몸의 변화가 걱정되거나 회복이 더디게 느껴진다면,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LOVE YOUR LIFE
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
참고문헌
- Arends J, Bachmann P, Baracos V, et al. ESPEN guidelines on nutrition in cancer patients. Clin Nutr. 2017;36(1):11-48 — 암환자 단백질·에너지 권장, 근육 유지에 영양+신체활동 병행 필요, 개인별 영양평가 권고.
- Campbell KL, Winters-Stone KM, Wiskemann J, et al. Exercise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Consensus Statement From International Multidisciplinary Roundtable. Med Sci Sports Exerc. 2019;51(11):2375-2390 — 신체활동과 회복·삶의 질.
- NCC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in Oncology: Cancer-Related Fatigue — 수면 위생·활동 리듬을 피로 관리의 비약물적 축으로 제시.
- ASCO Exercise, Diet, and Weight Management During Cancer Treatment Guideline. J Clin Oncol. 2022 — 특정 식이 중재가 치료 결과를 개선한다는 근거는 제한적이며 개인별 영양 평가를 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