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암 손발 저림과 함께 지내는 법, 일상 관리
메디컬 오 스위트 · 이동희 병원장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손끝과 발끝이 저리고 남의 살 같은 느낌이 들면,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걱정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앞선 ①편에서는 이 저림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언제쯤 나아지는지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②편에서는 저림이 남아 있는 동안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일상 관리를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손발 저림은 항암제가 손발 끝의 말초신경을 자극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이라 부르는데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좋아지는 분이 많습니다. 다만 회복의 속도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니, 조급함보다 안전과 꾸준함을 먼저 챙기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감각이 둔해지면 뜨겁거나 날카로운 것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해 화상이나 상처를 입기 쉽습니다.
설거지나 목욕물의 온도는 저린 손끝 대신 손목 안쪽이나 온도계로 확인해 주세요. 뜨거운 냄비·다리미·난로를 다룰 때는 장갑과 집게를 쓰시면 한결 안전합니다.
감각이 아니라 눈과 도구로 안전을 확인하는 습관, 이 작은 습관이 사고를 크게 줄여 줍니다.
매일 발과 손을 살펴보아 주세요
발의 감각이 둔해지면 물집이나 상처가 생겨도 아프지 않아 뒤늦게 발견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감각이 떨어진 분들께는 매일 발을 살펴보고,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 물집이나 굳은살을 미리 예방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집 안에서도 미끄럼 방지 양말이나, 굽이 낮고 바닥이 안정된 신발을 신으면 좋습니다. 걸려 넘어질 물건과 젖은 바닥을 미리 정리해 두시면 낙상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저리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근력과 균형 감각이 더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러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걷기, 스트레칭, 앉았다 일어서기 같은 균형 운동을 조금씩 이어 가 보시길 권합니다. 항암 치료 후의 규칙적인 움직임은 전반적인 컨디션과 기능 회복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정도가 안전한지는 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니 담당 의료진이나 재활 담당자와 상의해 나에게 맞는 강도를 함께 정해 보세요.
통증이 함께 올 때 — 약은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합니다
저림에 콕콕 쑤시거나 화끈거리는 통증이 함께 온다면, 혼자 참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도움이 되는 약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의 통증 관리에서 여러 진료지침에도 언급됩니다.
다만 효과와 부작용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고, 지금 드시는 다른 약과의 관계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그러니 시작 여부와 용량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온도 관리·마사지 같은 보조적인 방법
따뜻한 물에 손발을 부드럽게 담그거나 가벼운 마사지로 뭉친 느낌을 풀어 주면 한결 편안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방법이 신경 자체를 낫게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디까지나 불편을 덜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여겨 주세요.
온도를 느끼는 감각이 둔해져 있으니, 물이 너무 뜨겁지는 않은지 온도계나 다른 손으로 먼저 확인하고 사용해 주세요.
마음도 함께 돌봅니다
저림이 오래가면 '이러다 계속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답답함이 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 증상은 게으름이나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생긴 몸의 변화입니다. 많은 분이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나아지는 길을 함께 지나갑니다.
불편한 점은 진료 때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고, 곁에 계신 가족과 의료진에게 기대셔도 괜찮습니다. 혼자 견디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억해 둘 것
- 감각이 둔할 때는 손끝 대신 손목·온도계로 물 온도를 확인하고, 뜨겁거나 날카로운 것은 장갑·도구로 다뤄 화상과 상처를 예방합니다.
- 발은 매일 살펴보고, 발에 맞는 신발과 미끄럼 방지로 상처·낙상을 줄입니다.
- 무리하지 않는 가벼운 운동과 균형 운동은 회복에 도움이 되는 편이며, 강도는 의료진과 함께 정합니다.
- 통증이 함께 오면 도움이 되는 약이 있을 수 있으나, 시작 여부와 용량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합니다.
- 온도 관리·마사지는 불편을 더는 보조적 방법이며, 효과를 단정하기보다 편안함을 얻는 용도로 활용합니다.
- 저림은 치료가 끝난 뒤 서서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회복은 사람마다 다르니, 조급함보다 안전과 꾸준함을 먼저 챙기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저림이 왜 생기는지(①편), 그리고 저림과 함께 지내는 일상 관리(이번 ②편)를 살펴보았습니다.
저림이 남아 있는 동안에도 안전을 지키고,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마음을 돌보는 하루하루가 회복으로 이어지는 걸음이 됩니다. 그 길 곁에서 함께 살피겠습니다.
다음 ③편에서는 저림에 좋다고 흔히 권해지는 방법들 가운데 무엇이 근거가 있고 무엇은 아직 그렇지 못한지를 함께 가려 보겠습니다.
LOVE YOUR LIFE
회복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Medical O Suite — Recovery & Resilience
참고문헌
-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22nd ed. Chapter 100. Cancer Survivorship and the Long-Term Impact of Cancer and Its Treatment. — 항암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의 경과·호전 경향, 흔한 유발 항암제, 생존기의 안전·기능 관리 근거.
-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22nd ed. Chapter 417. Diabetes Mellitus: Complications. — 신경병증성 통증에서 약물 치료의 근거.





